[맛집/남원추어탕] 돌솥밥에 추어탕 조합, 이 가격에 이런 깊은 맛?
자연을 마시는 기분, 화성 '남원추어탕'에서 만난 따뜻한 휴식
경기 화성시 송산면 화성로 547-38, 한적한 시골길 끝자락에 있는 '남원추어탕'은 얼핏 보면 오래된 단층 기와집 같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속세와 단절된 듯한 편안함이 밀려오는 곳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창호지 창문, 푸근한 나무 냄새, 그리고 정갈한 나무 테이블. 점심시간을 넘긴 시간에도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들 덕분에 이곳의 진가는 더 단단해 보인다.

몸을 감싸는 듯한 첫 숟갈, 부드럽고 깊은 맛
추어탕은 한 그릇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남원추어탕은 특별하다. 뚝배기에 담긴 추어탕은 보기만 해도 기운이 나는 진한 갈색 국물에 푸른 시래기, 큼직한 마늘 알갱이와 고춧기름이 은은하게 떠 있다. 들깨가루는 따로 제공돼 개인의 취향에 따라 넣을 수 있는데, 이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가게의 배려가 느껴진다.

첫 숟갈을 뜨자 마자 느껴지는 건 '깊다'라는 감탄사다. 과하지 않은 간과, 자극적이지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계속 끌리는 맛. 혀끝을 타고 넘어가는 고소함과 그 뒤를 따라오는 부드러운 감칠맛. 국물 속에 녹아든 미꾸라지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고, 시래기의 식감은 씹을수록 자연의 풍요로움을 전한다.


돌솥밥과의 조화, 그 정성에 고개가 숙여진다
남원추어탕에서는 밥도 그냥 나오지 않는다. 뜨거운 돌솥에 지은 잡곡밥이 함께 제공되는데, 갓 지은 밥의 포슬포슬함과 은은한 곡물향이 추어탕과 놀라울 정도로 어울린다. 밥을 덜고 나면, 뚝배기에 누룽지용 물을 부어 마무리할 수 있는 즐거움까지.
이 돌솥밥은 단순한 식사의 일부가 아니라 한 끼를 완성시키는 핵심 요소다. 식사 내내 따뜻함을 유지해주는 돌솥은, 천천히 먹는 이들에게도 마지막까지 맛있는 밥을 제공한다.



“한 입 떠먹자마자, 마치 몸 전체에 따뜻한 물이 퍼지는 느낌이었다.”
“이 맛은 자극적이지 않기에 더욱 중독적이다.”
“부모님과 함께 와야겠다고 생각한 그 순간, 이미 반은 위로 받은 셈이었다.”
셀프 반찬 코너, 단순한 구성 속 정직한 맛
이곳의 반찬은 셀프 방식으로 제공된다. 배추김치, 깍두기, 오이무침, 풋마늘 장아찌, 고추와 마늘 다진 것, 그리고 추어탕에 말아 먹기 좋은 소면까지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다. 매일 아침 손수 담갔을 것 같은 김치는 짜거나 달지 않고, 제맛을 지키고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특히, 다진 마늘과 고추를 적당히 넣어 국물 맛을 취향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소면은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어 국물에 말아 먹었을 때 고급진 국수 한 그릇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공간과 사람, 그 안의 온기가 음식이 된다
남원추어탕의 내부는 전통적인 한식당 분위기 그대로다. 나무의 질감이 살아있는 테이블과 의자, 벽면에는 오래된 꽃무늬 벽지가 정감 있게 붙어있다.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내부를 따뜻하게 데우고,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직원들의 태도였다.

차분하고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고, 음식이 나오기 전 “혹시 더 필요한 것 있으세요?”라는 질문을 잊지 않는 그 친절함은, 음식 못지않은 이곳의 매력이다. 정신없이 바쁠 법한 점심시간임에도 테이블 하나하나 신경 써주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가격, 위치, 시스템까지 고루 만족
추어탕은 기본 13,000원, 얼큰추어탕이나 통추어탕도 14,000원~15,000원 선. 여기에 돈가스, 인삼튀김 같은 사이드 메뉴도 있어 가족 단위 방문 시 선택의 폭이 넓다. 반찬 셀프 시스템은 복잡하지 않지만 정갈하며, 좌석 간격도 넓어 불편함 없이 식사할 수 있다.

화장실은 매장 내부에 따로 마련되어 있으나 관리가 잘 되어 있어 불쾌감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하며, 따로 대기 시스템은 없지만 주말 피크 시간엔 간혹 웨이팅이 발생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자극 없는 진짜 맛을 찾는다면, 이곳은 정답이다.”
남원추어탕은 소란하지 않다.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한 숟갈, 한 젓가락이 주는 위로는 어떤 화려한 음식보다도 강렬하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그 '집밥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곳에서, 나는 또 한 번 음식이 주는 위안을 배웠다.
혼밥도 좋고, 부모님과 함께 와도 좋다. 마치 시골 친척집에서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주는 밥상을 받은 것 같은 느낌. 이런 곳이 진짜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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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오락가락 먹깨비 블로그의 카테고리 맛집한끼용 서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