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란 게 그렇다. 진짜배기는 거창한 인테리어나 트렌디한 플레이팅이 아니라, 오랜 세월 뚝배기 하나에 담긴 깊은 맛에서 나온다. 오늘 소개할 고향 소머리곰탕은 그런 곳이다.
뜨끈한 국물 한 그릇이면 하루 피로가 싹 풀리고, 살코기 한 점이면 세상 걱정이 내려앉는 곳. 울산 동구 방어동에서 수십 년째 곰탕 한 길만 걸어온, 말 그대로 '남자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집이다.
기본 정보
- 주소: 울산 동구 북진6길 46
- 영업시간: 월~토 10:00 ~ 22:00 (브레이크타임 15:30 ~ 16:30)
- 전화번호: 052-232-1574
- 주차 가능, 예약 가능
- 일요일 휴무
늦은 밤 술 한잔 걸치고 찾기에도 좋고, 해장으로도 그만이다. 심지어 주차까지 가능하니 차 끌고 와서 묵직한 국물 한 그릇 떠먹고 가기에 딱이다.
메뉴판부터 남다르다
이 집은 곰탕 하나만 파는 게 아니다. 소머리수육, 반반수육, 갈비탕, 도가니탕, 소꼬리곰탕까지. 뼈에 붙은 살이 쫄깃한 것부터 부드러운 것까지, 한우의 진짜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메뉴가 가득하다.
대표 메뉴
- 소머리곰탕 (10,000원) – 진한 국물과 쫄깃한 머릿고기가 가득한 기본 메뉴.
- 소머리수육 (33,000원) – 제대로 된 술안주. 한 점 한 점 먹을 때마다 깊은 감칠맛이 퍼진다.
- 갈비탕 (12,000원) – 부드럽게 익은 갈빗대와 깊고 구수한 국물이 조화롭다.
- 도가니탕 (14,000원) – 쫀득쫀득한 도가니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무조건 주문.
- 소꼬리곰탕 (15,000원) – 푹 고아서 젤라틴이 가득한 꼬리곰탕. 몸보신으로도 최고.
- 맛보기수육 (17,000원) –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수육을 맛볼 수 있는 메뉴.
소머리수육, 도가니, 꼬리까지 제대로 된 부위를 쓰는 곳이라 웬만한 고깃집보다 더 좋은 소고기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직접 먹어봤다 – 강렬한 한 그릇
이 집에 왔으면 가장 기본이 되는 소머리곰탕부터 먹어봐야 한다. 뚝배기가 뜨겁게 데워져 나오는데, 뚜껑을 열면 깊고 진한 국물 향이 확 올라온다. 국물 색부터 남다르다. 뽀얀 사골국물이 아니라, 맑지만 깊은 갈색빛을 띤다. 한 숟갈 떠먹으면 입 안에 퍼지는 진한 감칠맛. 이게 바로 진짜 한우 소머리곰탕이다.
고기는 큼직하게 썰려 들어 있는데, 쫄깃한 부위와 부드러운 부위가 적절하게 섞여 있다. 특히 콜라겐이 가득한 부위는 씹을 때마다 쫀득쫀득한 식감이 살아난다. 깍두기와 함께 먹으면 단짠 조합이 완벽하다.
그리고 소머리수육. 이건 말이 필요 없다. 푹 삶아서 한 점 한 점 먹을 때마다 깊은 감칠맛이 올라온다. 특히 같이 나오는 부추무침과 기가 막힌 조합을 이룬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살코기에 상큼한 부추, 여기에 된장까지 찍어 먹으면 그야말로 완벽한 삼합.
국물 맛이 깊다 – 남자의 해장국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는 이 집을 따라올 곳이 없다. 대충 사골가루로 맛낸 국물이 아니라, 진짜 오랜 시간 우려낸 깊은 맛이 난다. 한 숟갈 뜨면 위장이 따뜻하게 풀리고, 땀이 서서히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 소금이나 다대기를 살짝 넣으면 또 다른 맛이 된다.
그리고 중요한 점. 국물이 리필된다. 그렇다고 싱거운 맹탕이 나오는 게 아니라, 처음 나온 국물과 같은 깊은 맛이 유지된다. 국물 리필이 된다는 점만으로도, 이 집은 제대로 된 노포다.
총평 – 남자들의 성지
이 집은 깔끔한 인스타 감성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진짜 음식의 깊이를 아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음식이 맛있으니 굳이 인테리어나 분위기로 승부할 필요가 없는 집. 한 그릇 먹고 나면 몸이 든든해지는 집.
추천 대상
- 해장으로 뜨끈한 국물 한 그릇이 필요한 사람
- 진짜배기 소머리곰탕을 찾고 있는 사람
- 소머리수육과 함께 소주 한잔하고 싶은 사람
- 노포 감성, 오래된 맛집을 좋아하는 사람
울산 동구에서 진짜배기 곰탕 한 그릇이 생각난다면, 고향 소머리곰탕으로 가라. 후회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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