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만안구의 작은 항구, 마린커피 만안점에서 만난 커피의 항해
만안로 초입, 높은 빌딩숲 사이로 숨겨진 듯 우뚝 선 한 점의 푸른 등대.
그곳에 'MARINE COFFEE'라는 간판이 내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바다를 연상케 하는 시원한 블루 컬러와 익살맞은 선장의 얼굴이 인쇄된 로고. 그 앞을 지나는 순간, 나는 마치 커피 항해를 떠나는 뱃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선장님, 한 잔만 부탁드립니다" — 첫인상부터 강렬했던 곳
카페 외관은 정갈하고 세련됐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머신, 정돈된 바 테이블, 그리고 친절한 바리스타의 미소까지. 마린커피 만안점은 소음에 지친 도시인의 고막을 쉬게 해주는 공간이다. 은은한 재즈와 기계의 증기 소리, 그리고 컵이 부딪히는 청량한 소리가 공간을 채운다.

자리에 앉기 전, 일단 메뉴판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커피류, 논커피, 스무디, 티, 디카페인, 에이드, 한국 전통 음료까지…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가격도 착했다. 라지가 대부분 3천 원대. 이건 혜자다. 진심으로.
바다 위 크림처럼 부드럽게, '더치크림라떼'
나는 결국 마린커피의 시그니처 메뉴인 '더치크림라떼'를 주문했다. 첫 모금, 아니, 첫 시선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투명한 컵 속에 층층이 쌓인 진한 더치커피와 연한 크림의 대비. 그 위를 소복이 덮은 크림은 마치 파도 위를 부유하는 해양거품처럼 풍성했다.
한 모금 마시자, 진하고 쌉싸름한 더치의 풍미가 입안에 폭발처럼 퍼졌다. 그리고 그 위로 부드럽고 달큰한 크림이 실크처럼 감싸안았다.

“아니 이 조합… 이렇게 중독적이어도 되는 거야?”
“단맛도 아닌데, 왜 이렇게 계속 마시고 싶지…?”
“입 안에서 파도가 넘실대는 것 같아… 이건 커피가 아니라 감성이다…”
첫 모금은 그저 놀라웠고, 두 번째는 감동이었으며, 세 번째는 중독이었다. 컵이 반쯤 비었을 때는 괜히 아까워져 천천히 마셨다. 입술 끝에 남는 부드러운 크림 잔향까지도 예술이었다.
아메리카노도, 이 집에서는 특별하다
같이 간 지인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이것도 한 입 얻어마시고는 무릎을 탁 쳤다.
묵직한 바디감에 산미는 거의 없이 고소한 맛이 강조된 스타일. 끝맛이 맑고 깔끔해서 아무리 마셔도 물리지 않는다.
“이 집, 원두 블렌딩 잘하네…”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공간은 협소하지만, 마음은 넓다
매장은 넓진 않다. 테이블도 몇 개 없고, 테이크아웃 비중이 높은 구조다.
그럼에도 인테리어는 기가 막히게 깔끔하다. 바닥은 군더더기 없이 반짝였고, 조명은 따뜻하면서도 감각적인 배치를 자랑했다.
에어컨 소리조차 정돈된 이 공간에서 나는 마음껏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화장실은 매장 내부에 없지만, 근처 건물 공용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 다행히 깨끗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지 않아 혼자 와도, 둘이 와도 불편함이 없다.
대기 시스템은 따로 없지만 테이크아웃 위주라 웨이팅은 거의 없다고 한다.

바리스타의 센스와 정성, 그게 이 집의 진짜 무기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바리스타의 태도였다.
첫 손님이건, 단골이건, 누구에게나 똑같은 톤으로 반갑게 인사하고 주문을 받는다.
커피 추출하는 손놀림엔 자신감과 정성이 묻어 있었고, 내 커피가 나오는 순간까지도 꾸준히 눈을 맞춰주는 그 자세는 이곳을 '단순한 카페'가 아닌, '정서적 안식처'로 만들었다.

TMI – 왜 마린커피일까?
알고 보니, 마린커피는 해양 콘셉트를 테마로 한 브랜드라고 한다.
매장 곳곳에 바다를 상징하는 블루와 흰색 조합, 앵커 아이콘, 선장의 얼굴 로고까지. 그 모든 것이 완성도 높은 브랜딩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원두도 자체 로스팅, 블렌딩으로 품질을 꽤나 신경 쓴다는 사실.
이 가격대에 이 정도 퀄리티라면 솔직히 체인점 커피는 이제 못 마시겠다.

총평
마린커피 만안점은 단지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리셋시켜주는 그런 공간이다.
분위기, 커피 맛, 서비스, 가격… 이 모든 걸 고려했을 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커피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반드시 마린커피로 항해하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싶은 찐 카페였습니다.
다음 방문 때는 꼭 '블루베리요거트 스무디' 도전해보려 합니다. 이름부터 상큼한 그 맛, 벌써 기대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공감 ♥'과 '구독' 버튼 눌러주시면 깨비가 힘이 나요!
댓글도 살포시 남겨주시면, 오늘도 블로그는 행복합니다 :)
(공감 버튼과 구독은 본문 아래 티스토리 기본 영역에 있어요!)
※ 본 글은 오락가락 먹깨비 블로그의 카테고리 먹깨비의 맛지도용 서식입니다.
'📍 먹깨비의 맛지도(지역별 맛집탐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양/맛집] 차오불쭈꾸미, 배가 너무 차오차오~ (8) | 2025.03.28 |
---|---|
[서울/맛집] 신의주찹쌀순대 도봉구청점, SO~so~ (6) | 2025.03.27 |
[안양 인덕원 본죽&비빔밥cafe – 속 편하게, 따뜻하게 한 끼 하고 왔다] (4) | 2025.03.25 |
월곡역 해장국 맛집 – 돈킴명인감자탕, 이 국물은 진짜 사람 살린다 (4) | 2025.03.25 |
안양 인덕원 맛집 – 등촌샤브칼국수, 뜨끈한 국물에 인생까지 데워지는 곳 (4) | 2025.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