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함의 끝에서 만난 감칠맛, 안양 '히츠'의 미니 히츠마부시
안양시 동안구, 평촌대로의 잔잔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외관부터 단정한 기품이 흐르는 작은 일식당 하나가 눈에 띈다. '히츠'라는 간결한 이름의 가게. 고요함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외관은 마치 교토의 한 정찬집을 떠올리게 한다. 점심시간임에도 소란스럽지 않은 분위기. 여유와 정돈이 공간 전체에 흐르고 있었다.
첫 느낌부터 “정갈하다”… 그 단어 하나로 설명된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공간'에 들어온 듯한 기분. 조용한 재즈 선율, 나무 격자 창 사이로 스며드는 부드러운 햇살, 그리고 목소리를 낮춰 대화하는 손님들.
자리 간 간격도 여유 있어 혼밥도 부담 없고, 식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점심 특선으로 주문한 '미니 히츠마부시(20,000원)'는 구성이 알찼다. 나무 그릇에 담긴 장어덮밥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아찌, 파·와사비 고명, 김가루, 다시(육수), 맑은 국물, 그리고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계란찜까지. 눈으로만 봐도 위가 먼저 설레기 시작했다.
바삭함과 부드러움의 절묘한 하모니 – 장어덮밥
한 입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놀랐다. 겉은 살짝 바삭하게 구워진 장어가, 밥 위에 올려진 채 감칠맛을 폭발시킨다. 달짝지근한 간장 베이스의 양념이 밥알에 스며들어 있고, 장어는 탱글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힌다.
여기에 파, 와사비, 김가루를 얹어 먹으면 한층 더 깊은 풍미가 혀를 감싼다.
“아니… 이 밥 위에 바다의 부드러움이 내려앉았다고요?”
“이 조합, 감동 그 자체잖아…”
“내 입 안에 고요한 교토가 펼쳐지는 느낌이야”
최고의 한 그릇은 마지막 방식에 있다 – '오차즈케 스타일'
하지만 진짜 하이라이트는 여기서 시작된다. 따뜻한 녹차 육수를 부어 '오차즈케' 스타일로 먹는 마지막 방식. 뜨끈한 다시가 장어와 밥을 부드럽게 감싸며, 그 자체로 완전히 다른 요리가 된다.
고소함과 깔끔함, 그리고 장어의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이 방식은 그야말로 감동의 마무리였다.

작지만 단단한 정식 구성, 그리고 디테일의 미학
작은 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입맛을 돋우는 유자무침, 달큰한 계란찜, 산뜻한 오이절임, 그리고 입안을 리셋시켜주는 무 장아찌까지. 그야말로 '균형감 있는 정식'.
가격 대비 구성도 만족스러웠다. 특히 점심시간에 이 정도 퀄리티의 장어요리를 2만 원에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도 훌륭. 매장도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고, 직원분들 응대도 조용하지만 친절했다.
TMI – ‘히츠마부시’란?
히츠마부시는 일본 나고야 지역의 전통 장어덮밥으로, 한 그릇을 세 가지 방식으로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① 그냥 먹기 → ② 고명과 함께 → ③ 육수를 부어 오차즈케 스타일로.
이 세 가지 방식 덕분에 마지막 한 입까지도 물리지 않고, 다양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지혜로운 한 끼다.
총평
'히츠'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일본 여행이었다.
분위기, 음식 구성, 장어의 품질, 직원들의 세심함까지 모두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점심 한 끼로 위로받고 싶다면, 안양 '히츠'를 찾으세요.”
다음 방문 때는 '히츠 정식'도 도전해보고 싶다. 더 깊은 정갈함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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